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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씨 서울에 가다.

상큼한 김선생 2009. 6. 7. 01:33

지역 상원의원 중 한 명이 갑자기 사망했다. 댐건설로 막대한 돈을?벌기 위해 거수기가 필요한 그 지역의 권력자는 주지사를 대행하여 상원의원직을 추천하려 한다. 그러나 주지사는 자꾸 갈등한다. 더 이상 그의 손에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갑자기 그의 어린 자녀들이 추천한 청소년 단체의 수장인 순수청년 스미스에 당황한다. 무시하고 나가서 스미스를 제외하고 동전을 튕기는데 동전이 옆면으로 섰다. 스미스의 기사가 있는 신문 옆에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차기 상원의원으로 어리버리한 순수청년 스미스가 선정된다.

워싱턴에 간 스미스는 어느 의원의 딸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녀가 사라지고 보이는 워싱턴의 풍경. 동경하던 곳을 다 돌아다닌다. 그의 비서는 더러운 워싱턴을 떠나려다(연극에서 방백처럼 행동한다) 들어온 스미스를 잠시 지켜보기로 한다. 그러다 그녀는 스미스에게 반하고 그를 헌신적으로 돕기로 한다.

스미스는 소년단 배지를 의사당에서 일하는 소년들에게 돌린다. 그의 순수한 모습을 보고 그를 믿게된 소년들은 그의 배지를 착용한다. 그리고 스미스씨는 생각하던 정책을 만들고 의안을 제출한다. 참관한 소년들은 환호하지만, 그의 동료라고 생각했던 의원은 댐 건설을 위해 그것을 막으려한다. 잠깐의 발언권 양보로 그의 정책은 무시되며졸지에 비리 의원이 되어버리고 징계를 받게 된다. 소년들은 그의 배지를 떼어 휴지통에 버린다.

음모에 지친 스미스의 비서는 떠나려고 한다. 스미스 역시 환멸을 느끼며 방황하다 링컨상과 마주한다. 비관하며 떠나려하는데 스미스의 비서가 그를 찾아온다. 그리고 다시 의회로 가서 발언권을 얻고, 싸운다. 24시간이나 되는 긴 연설을 통해 그의 의지를 보여주다 쓰러진다. 결국 그의 동료의원은 그의 결백을 밝히고 자신이 나쁘다고 한다. 이렇게 끝난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Mr. Smith Goes To Washington, 1939)'의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것이 생겼다. 스미스씨가 과연 대한민국에 있었다면 국회의원이나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발언권을 얻고 동료의원들을 모두 소환하여 24시간 이상 발언할 수 있을까? 영화 안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여러분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역사적인 장면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100% 확실히는 아니지만 이런 뉘앙스였다.

그렇다면 배경을 한국으로 바꿔볼까? 김철수씨는 순수한 애국 청년이다. 조중동만 보고 자랐지만 그는 사람들 모두를 사랑하는 순수함이 있다. 어쨌든 그 애국청년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아보여 모 보수당은 그를 비례대표 하위에 넣는다. 그러다 비례대표는 그의 앞까지 당선되고, 그 중 한 비례대표가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사망한다.

그 덕에 갑자기 국회의원이 된 김철수씨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려고 한다. 제대로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만들려고 한다. 그렇게 정책을 만들고나니, 해당행위를 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런 정책을 만들었다는 당내 비판이 있었다. 이념적으로 보수에 가까운 다른 당 역시 그를 비판하고, 외려 좌파라며 이념 공세에 시달리던 당이 그의 정책을 지지한다.

어느날 갑자기 조중동에 그의 말을 짜깁기한 것과 공천 헌금 의혹이 실린다. 그리고 징계위원회에 소환되고, 징계를 받는다. 그에 대한 해명을 위해 발언권을 얻지만 모두 퇴장. 의장은 부르지도 않고 부를 수도 없다. 탈당을 결심하지만, 주변에서 힘을 주어 정치를 계속하려 한다. 그러나, 그의 모든 법안은 상임위에서 부결되었으며, 당은 계속 탈당 또는 의원직 반납을 요구한다.

의원직을 반납않고 버티다 결국 그는 다음 선거에서 공천도 못 받고 그들의 편파성에 실망해 노동계 쪽으로 전향한다. 그러나 집시법 위반, 폭력시위 등의 혐의로 연일 경찰은 그를 소환했고, 검찰까지 가기도 한다. 그리고 조중동이 계속 그를 때렸다. 그의 가족, 친척 주변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고 회유한다. 회유에 넘어가 다시 전향한다. 그러나 그에게 아무도 직책을 맡기지 않고 오히려 왕따를 시킨다.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모멸감에 자살하고 만다.

좀 오버스럽지만 실제로 이럴 수 있지 않을까? 스미스는 그나마 미국이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좌파, 빨갱이라며 이념 공세를 펼치는 것이 특기인 그들을 볼 때 김철수의 운명은 그리 밝게 보이지 않는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국내판으로 나온다면, 비극이 될 것 같다.

스미스씨 같은 정치인을 바란다는 것은 사치일까? 사치가 아닌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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