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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 달간 본 영화 이야기.

상큼한 김선생 2013. 8. 1. 00:47

7월에 본 영화 총 12편.


7월 2일
  에바로드 - 덕질하는 오덕이 아니라, 목표 지향적 인간을 보았다.

7월 5일
  테이크 쉘터 - 현실에만 충실한 것은 정상. 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미래에 대한 망상으로 자신만의 대책을 갖는 것은 비정상. 많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눈이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이인증에서 벗어나려는 강박의 표현을 위한 인물 같고. 이인증은 신경증이 아니라 대중적 현상 같다. 주관은 사라지고, 객관을 가장한 주관과 주관을 가장한 객관이 남은 세상에서.

7월 13일
  코스모폴리스 -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출구는 없다. 오로지 스스로에게만 충실하려는 죽음을 예감한 남자의 이야기. 자본도 월가도 시위도 생명도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실체 없이 떠도는 코스모폴리탄의 자신의 우주 찾기 이야기.

7월 14일
  감시자들 - 권력의 욕망과 관련한 이야기. 스스로가 권력자가 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시스템 내부의 사람들과 시스템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의 하수인 사이의 싸움. 권력은 비껴나고,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싸움만 남았다.

  빈센트 - 세상에 적응할 수 없는 투렛증후군, 죽음과 생존의 욕망 중 그 무엇도 포기 못한 거식증,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는 강박장애. 이런 연결을 바꾸는 실험을 한 로드무비. 요양원에서 탈출한 이들에게는 모험, 쫓아가는 이들에게는 성장을. 보호와 방치 대신 자유와 억압에 대한 시각으로 사람을 보는 영화.

7월 17일
  원스 - 귀찮음에서 호기심, 호기심에서 욕망, 욕망에서 사랑, 사랑에서 인정. 한 남자의 성장영화. 음악은 도구.

7월 19일
  미스터고 3D -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7월 20일
  퍼시픽 림 3D(4DX) - 덕후가 저페니메이션과 일본 괴수물에게 보내는 오마주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보러 갔다가 헐리웃과 미국의 영웅주의를 느끼고 나온 영화. 희생자에 대한 추모도, 살신성인한 영웅에 대한 추모도 없다. 승리한 영웅에 대한 찬양과 위기 탈출에 대한 기쁨만 있을 뿐인 엔딩. 그래서 마음 아픈 영화.

  쥬드 - 타이밍이 맞지 않은 사람들 이야기. 자신의 신념에 강박적일 정도로 충실해 아슬아슬한 수, 욕망으로 겪은 아픔에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계속 방황만 하는 쥬드. 둘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이 달랐다는 비극적인 시대극. 난 쥬드에게 몰입했다.

7월 28일
  더 테러 라이브 - 서스펜스를 아는 감독의 책임에 대한 영화. 하정우는 지워지고 윤영화가 남았다. 사건은 말 한 마디에 부서진 마음을 표현한다.

7월 31일
  설국열차 - 생존은 시스템에 있다 vs. 인간다운 삶은 시스템을 바꾸는 데 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속담을 여러 가지로 비튼다. (여러 가지 의미로) 직선에 익숙해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인 더 하우스 - 욕망의 투영. 교사를 갖고 노는 학생은 관객을 갖고 노는 감독의 페르소나로 보인다. 마지막의 화면 줄이기는 신의 한수였다. 바라보는 것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기술. 중간중간 소설로서 행동을 객관화 하는 장면을 홀로 있을 때 시선의 객관화로 전환하며 몰입에서 빠져 나오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유지된 서스펜스를 마무리 한 후 영화 밖으로 잘 빠져나오게 하는 장치. 다시 보고 싶은 영화. 7월 한 달 동안 본 영화 중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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