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상큼한 김선생의 이야기 (297)
상큼해서 괜찮아
R을 보다…
R의 생활은 엉망이다. 밤에는 꿈에 시달리고, 낮에는 두통과 졸음에 시달린다. 사람을 만나면 사람의 눈을 마주보지 못한다. 이유 모를 불안과 두려움에 감히 누구의 눈을 오래 마주칠 수 없다. 자신감도 없고, 자신이 존재하는지 조차 의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R은 밤새 시달린 꿈이 자꾸 떠오른다. 어느 순간 기억에서 사라지는 그런 꿈이다. 기억에서 사라지는 꿈이건 아니건 별 관계도 없다. 꿈을 기억하는 순간, 꿈을 잊는 순간, 꿈을 떠올리려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 중요하다. 미간과 이마 끝부분 그 사이 가운데를 찌르는 그 고통에서 해방된다면 꿈은 괜찮다. R은 밖으로 나갔다. 걷다보면 좀 더 나아질 것 같으니 동네 한 바퀴라도 돌자. R은 걷고 또 걸었다. 길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문화생활/연필흔적
2009. 6. 27.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