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해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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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커피향기

핸드드립 커피 과다 추출

상큼한 김선생 2009. 5. 20. 23:04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맛이 있다. 목이 죌 정도의 떫은 맛. 부드러운 떫은 맛은 좋아하지만, 목이 죌 정도의 떫은 맛은 싫어한다. 특히 커피가 과다 추출 되었을 때, (오버라고도 하지요) 그 떫은 맛은 내 목을 좀 많이 죈다. 또는 쓸 데 없는 탄맛만 강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탄맛, 스모키한 맛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몸이 반응하는 경우에는 싫다. 너무 예민한 인간이라 몸이 멋지게 반응한다. 심장이 두근 거리고 불안에 시달리는 반응!

핸드 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먹기 시작하면서 각종 미각이 깨어나서 나름 좋다. 그런데 갈 수록 잔소리가 늘어나서 요 입 때문에 살짝 상처 받는 사람들이 있다. 나쁜 뜻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민감하게 반응을 보일 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이해해주고, 더 좋은 커피를 해달라는 것으로 알아준다. 그리고 어떤 바리스타들은 자기 발전을 위한 좋은 손님이라고도 해준다. 그런 사람들한테는 오히려 고맙다. 싫어하고 니가 까탈스러워서 문제인거다라는 사람은 싫고!

과다 추출되었을 때에는 정말 잡맛이 많이 난다. 그 잡맛이라는 것이 정말 커피의 맛과 향을 많이 방해 한다. 처음에 강하고 싹 사라졌다가 뒤에 크게 피어나는 맛과 향을 가지는 커피의 경우 중간에 깔끔함 대신 잡맛, 뒤에는 크게 피어나는 잡맛과 잡향이 난다. 그리고 먹으면 먹을 수록 안 좋은 뒤 끝. 처음과 끝이 약하고 중간에만 맛이 강한 커피의 경우에는 시작과 끝이 불쾌해진고, 중간에 좋다만다. 그 커피들은 속도 불편하고 떫거나 탄맛에 기분도 불쾌해진다.

어떤 커피들은 과다 추출을 일부러 한다고 한다. 그래야 나오는맛이 있다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좋은 향 외에 나쁜 것이 나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 잔소리 덕에 많이 듣고 배운다. 그리고, 확실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된다. 젠장… 맛이 어떻다고 했다가 수줍고 하얀 얼굴의 어여쁜 어떤 바리스타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기도 하고, 교수님이 자괴감 들게도 하고, 잔소리에 친해지고, 서로 갈구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식당에 가면 이런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완전 진상 손님이 되어버리고, 손님을 끊어 버리는 손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내 말을 받아주는 바리스타들 보면 굉장하다는 생각도든다. 프로도 아닌 어설픈 마니아의 평을 듣고 고치려고 하는 것. 맛앞에서는 자신감보다 자존감과 실력이 더 중요한 그들이 있어서 내가 더 커피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진짜 프로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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