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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해서 괜찮아

더치 만들기와 마시기. 본문

문화생활/커피향기

더치 만들기와 마시기.

상큼한 김선생 2009. 5. 1. 23:40

어떤이는 와인 같다고 표현하는 더치. 나는 그 눈물 같은 물방울을 찔끔찔끔 흘려내는 그 예쁘기도 예쁜 더치 드리퍼를 살 돈이 없는 빈곤한 백수다. 그래서 갈아서 찬물에 넣어서 만든다. 눈물 같은 물방울을 12시간 떨어뜨리는 대신 생수통에 곱게 간 커피를 넣고 12시간 쯤 우려낸다. 냉침법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하시려나

주로 밤에 갈아서 넣어둔다. 낮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운 느낌이 들기때문이다. 가는 것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이번에는 이레하우스에서 100g을 갈아왔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며칠 전에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과테말라 안티구아로 했다. 예전에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하고 다른 몇 종류를 사용해서 했었다. 블렌딩한 것은 아니고, 그냥 한 종 씩 했다.

그러고 나서는 언제나 아침에 내 칼리타 드리퍼로 커피찌꺼기를 걸러낸다. 이게 또 너무 곱게 갈려서 내려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한다. 그래도 잘 나왔을 때는 커피가 너무 맛있다. 안 나왔을 때는 젠장... 이러지만

까칠한듯 친절한 테로 사장님한테 그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럼 갈아가지뭣하러 핸드밀 갖고 한 시간을 가냐며 핀잔이나 들었었다. 실은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혼자서 숨어서 한 건데;; 성곤이형은 그렇게 하는 게 더 맛있단다. 어차피 상관 없다고…; 솔직히 없어보이는 방법이긴 하다. 요새야 뭐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바리스타라 서로 잔소리해가며커피 마시니깐 그냥 편하게 해보는 거지 솔직히 아직도 좀 부끄럽다. ㅋㅋ

그런식으로 더치를 만들어서 작년에 스터디 팀원들하고 잘 나눠마셨다. 구형으로 얼음을 만들어서 보온병에 담아 가져갔다. 그리고 플라스틱 컵에 얼음을 넣고, 쫙 돌리면 다들 좋아하는 그 모습에 내가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아, 한겨레21 16기 독편위 MT 때도 갖고가서 인기 끌었는데;;; 한겨레21에 한병 만들어서 보내주기로 해놓고 아직도 안 보내줬다. 조만간에 보내야겠다. 그러고보니, 테로에 바텐더 보내줘야하는데 맨날 정신이 없다.

여튼 더치를 만들면 얼음을 넣고 살살 녹여서 먹는다. 그러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더치에 시럽이나 설탕은 영 3.14(파이)다(경남 사투린지 진주 사투린지 몰라도 '파이다'는 '별로다' '좀 안 좋다' 이런 뜻). 그냥 입안에서 퍼지는 향을 즐기면 된다. 아니면 더치와 뜨거운 물을 1:2의 비율로 섞어서 마셔도 좋다. 카페인이 녹는 온도보다 훨 낮은 온도에서 우려낸 거라 카페인도 적고 밤에 마셔도 좋다.

오늘 더치는 좀 커피를 많이 사용했다. 물 1.3l에 커피 100g 정도? 간이 작고 가난해서 1l에 커피 50g 정도 하던 인간이었는데, 며칠 전에는 500ml에 커피 20g 정도로 했었다. 얼음 없이도 먹을 만큼 편하고 연하게 우러나긴했지만, 그래도 허전했다. 이번에는 좀 진하겠지

커피 사갈 때 갈아가시는 분들은 이렇게 한 번 먹어봐도 좋을 것이다. 커피는 갈고나면서 30분 정도면 향이 완전 뭐 날아가니 차라리 갈고 바로 집에 가져와서 찬물로 12시간 우려내서 먹어보면 그것도 독특하고, 매력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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