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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

상큼한 김선생 2009. 5. 24. 00:55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들은 것은 7년 전 대학 새내기 첫 학기 때 한국 사회의 이해(맞나?)라는 교양 수업에서였다. 교수님께서 20:80 사회 이야기를 하셨다. 최소한 한나라당 이회창이 아니라 민주당 노무현이 된다면 20:80으로의 진행은 늦춰지거나 더 골고루 돌아갈 것이라고 하셨다. 20%의 인구가 80%의 재산을 갖고, 80%가 20%의 재산을 갖는 그런 사회. 이회창이 된다면 20:80 그 이상의 사회가 될 수 있다며 열변을 토하셨었다.

그리고, 문성근씨가 2학기 때 후문 정원 바위위에 앉아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며 희망돼지를 나누어주었을 때 그때도 난 멍했다. 대선 때 투표권도 없었고, 희망돼지를 채우지도 못했었으니까 그냥 멍했다.

대선 때 노무현이 당선되었다며, 그에 관한 방송이 나왔는데 그것을 보면서 아 그런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정치적 무지의 상태라 그때도 별 생각이 없었다. 뉴스는 좋아해서 열심히 봤지만 뭔 찬양이 저렇게 심하냐? 라는 생각만 했었다. 내가 아는 형 몇 몇은 저 사람은 진짜 노동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던 그런 사람이라며 좋아했었다.

2003년 화물연대의 총파업 때 실망했고, 2004년 탄핵을 거치면서 그에 대한 생각은 한층 더 멍해졌다. 나는 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계속해서 조중동과 싸우기만 하고, 계속해서 실망시키는 정책들을 세우는 그를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너무나 나약해서 아무나 그를 함부로 했고, 조중동은 그를 함부로 하는 수준이 아니라 왜곡까지 저지르며 그를 공격했다.

2004년 말의 한심하고 힘 없는 과반의 여당. 탄핵 역풍으로 과반이 된 열린 우리당은 나를 실망시켰고, 그 실망은 노무현의 그에 대한 대처에서 실망 시켰다.

FTA추진. 후보시절과는 다른 경제관, 좌파 신자유주의. 농민들 투쟁에서 농민들의 희생. 사람을 위할 것만 같았던 그는 기업과 자본을 더 위했다. 그래도 인권위의 활약 덕에 조금 낫긴했지만, 그는 약자에게는 강했고, 강자에게는 약했다. 그렇게 알던 바보 노무현이 아니었다. 약싹 빠른 노무현이었다.

대추리 강제 집행, 제주 4.3 공식사과와 참배, FTA반대 광고 금지, 5.18 묘역 참배. 평화의 바다. 가지가지 알 수 없는 그의 행보는 더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민주주의를 우리 삶 속에 녹여주고, 시위의 자유를 더 허용했지만, 반민주적이며 권력자 같은 행동. 대체 그는 어떤 사람인지 더 알 수 없었다.

퇴임 직전 북한과의 정상회담 재개, 도보로 넘어가는 장면까지 보여주며 사람을 감동시켰다. 그리고 퇴임 후에는 고향에 돌아갈 거라며, 생가를 복원했다. 그것도 말이 많긴 했지만, 좋아 보였다.

그리고 퇴임 후에도 조용하진 않았다. 현 정권과 조중동의 공격. 그리고, 자꾸 찾아가는 사람들까지. 이명박과 비교되며 자꾸 눈에 밟혔다. 이명박에 비하면 훨씬 나은 사람이긴한데, 이명박의 정책이라는게 노무현에 비하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말을 바꾸며 자꾸 도망가는 이명박에 비하면 노무현은 얼마나 깨끗하고, 강직한사람이었는지 눈에 밟혔다.

비리 의혹이 있어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 이명박이 공격한다. 만약 비리가 있었다고 해도 노무현은 액수가 다른 이들에 비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왜 노무현이 그런 꼴을 당해야 하나…

결국 투신했다. 2003년의 정몽헌 처럼 투신했다. 그렇게 평등을 지향했던 그,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더 강한 그가 절벽에서 투신했다. 검찰이 그의 자존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나보다. 측근의 체포가 죄책감이 되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 그의 자존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자괴감과 죄책감에 눌려 있는 그의 모습이 상상이 간다.

죽어서도 논란이 식지 않는 것을 보며, 이명박정부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임시 분향소 까지 접근 못하게 하고, 모든 시민을 예비 폭력시위단으로 모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노무현은 이것까지 계산했을까? 계산한 것이라면 그는 노명박 동맹이 깨지고서 멋지게 복수한 것이다. 그의 죽음은 그냥 죽음이 아니었다. 화려한 복수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아니 서거한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이 어떻게 치루어질지 궁금하다. 국장이 될지 국민장이 될지… 그의 장례식이라면 국장은 어울리지 않다. 그렇다고 국민장은 옳지 않다. 돈 문제는 참 어렵다. 희망돼지를 생각하며 참여정부라 불렀던 그 시절을 떠올리고, 지금 검찰의 수사 압박을 생각하면 국장은 가식이다. 그렇다고 국민장은 장례비용의 일부만 주기 때문에 국민장도 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분향소를 향한 행렬을 생각하면…

왜 이렇게 횡설수설인지... 어쨌든 그의 죽음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공과가 모두 생각나고, 불쌍하기도 하고… 모르겠다. 그가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한결같은 정치인, 행운이 따르는 정치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혼란을 주지 않게… 어쨌건 공이 많고, 정직하고 욕심 없고 솔직하며 서민적이어서 매력적인 사람,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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