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해서 괜찮아
R을 보다…
R의 생활은 엉망이다. 밤에는 꿈에 시달리고, 낮에는 두통과 졸음에 시달린다. 사람을 만나면 사람의 눈을 마주보지 못한다. 이유 모를 불안과 두려움에 감히 누구의 눈을 오래 마주칠 수 없다. 자신감도 없고, 자신이 존재하는지 조차 의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R은 밤새 시달린 꿈이 자꾸 떠오른다. 어느 순간 기억에서 사라지는 그런 꿈이다. 기억에서 사라지는 꿈이건 아니건 별 관계도 없다. 꿈을 기억하는 순간, 꿈을 잊는 순간, 꿈을 떠올리려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 중요하다. 미간과 이마 끝부분 그 사이 가운데를 찌르는 그 고통에서 해방된다면 꿈은 괜찮다. R은 밖으로 나갔다. 걷다보면 좀 더 나아질 것 같으니 동네 한 바퀴라도 돌자. R은 걷고 또 걸었다. 길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문화생활/연필흔적
2009. 6. 27.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