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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집중 모니터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제안

상큼한 김선생 2008. 8. 4. 22:27

현재 독자편집위원회 회의는 집중 모니터링이라는 이름을 갖고 포럼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포럼의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자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자료 없이 토론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나의 사안에 대하여 바로 바로 토론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다 필기 할 수도 없고, 일일이 다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방식이 유지 되려면 각자 발제문을 미리 만들어 복사하여 나누어 준 후 발제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회의의 모습을 보면  집중 모니터링 담당자의 발제 이후에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포럼 형식인데도 하나의 주제를 갖고 하는 발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도 없습니다. 한겨레21에서 요구하는 표지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나, 몇 가지 기사에만 집중한 경우에 다른 기사를 요구합니다. 덕분에 다른 기사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이어지기도 하여 유기적인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산만한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포럼 형태는 큰 집단일 경우에나 어울리는 방식입니다. 발제자는 소수고 그것을 듣는 다수의 청중이 존재합니다. 발제 이후 질문을 통한 전체 토론이 되는 형태입니다. 소집단에서는 오히려 비효율적인 방식입니다. 소집단은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방식대로 하면 발제자 외에는 질문을 하는 청중이 되어야하는데 실제로는 각자 토론이 이루어 지거나 자기 의견 발언이 되지 않습니까? 집중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고 독편위원이 질문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독자편집위원 모두가 매주 나오는 잡지 내용 전체를 모니터링을 합니다. 각 각의 기사의 내용과 시점 또는 내용, 편집 상태, 표지의 모양, 칼럼의 내용 등 다양한 것에 대하여 이미 매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독자편집위원회 모임에서 굳이 한 호에 한 명 씩만 지정하여 할 필요가 있을까요? 앞에서 말한 것 처럼 하나의 주제를 갖고 하는 토론이 아니기 때문에 회의가 산만해 질 수도 있고, 큰 의미도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형식적인 회의, 그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집중 모니터링 제도라는 것 자체가 지난 기수 독편위의 제안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첫 제안을 한 이OO씨의 글과 그에 대한 의견을 밝힌 윤형각씨와 김승현 씨의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세 명의 글 어디에도 독편위 회의에 지금과 같은 방식의 집중 모니터링을 제안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과정에 의해서 이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해하기로는 한 사람이 한 호 전체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발제하고 토론하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이OO씨는 세 가지를 제안했는데 첫째가 각 독편위원이 원고지 2~3매 분량으로 가장 언급하고 싶은 기사와 감상을 한 편의 글로 써 싣기입니다. 이 제안이 현재 집중 모니터링자의 발제를 원고지 3매 분량으로 줄여서 보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는 독편위원의 말 중 중요한 논의를 골라 일반 기사와 같이 한 편의 글로 작성, 셋째는 유기적인 대화로 구성하긴데 이 둘을 합쳐 집중 모니터링 이후 위원 발언 내용으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OO씨는 산만해질 것을 우려하고, 소외 받는 섹션이 많다며 섹션별 집중 모니터링을 제안했습니다. 김OO씨는 이OO씨의 첫째 제안에 대해 내용 중복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글로 쓰는 건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덧붙여 독편위 기사글이 소통보다 의견수렴의 가부에 가깝다며 역시 하나의 꼭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의 기사화를 제안했습니다. 이 글 이후 어떤 논의가 또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이OO씨의 제안을 모두 수용했지만 묘하게 변질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여 과거의 독편위 기사를 첫 기수부터 쭉 훑어보았습니다. 1기를 보면 한 명 씩 각자의 의견을 주욱 발언하는 방식으로 편집했습니다. 2기에는 청문회가 신설되어 할 수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7기 까지 계속되었습니다. 8기 부터는 대화형으로 변화하였고 청문회가 사라졌고 15기에서 집중 모니터링으로 바뀌기 전까지 계속 유지 하였습니다. 중간 중간에 시상은 없지만 이달의 기사를 뽑기도 했고, 작년의 베스트 10 기사 등을 선발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하던 방식은 15기에서 이OO씨의 첫째 제안과 비슷해 보입니다. 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토론이 없다는 문제가 있지만 한 명 한 명의 의견을 모두 듣는다고 할 때 가장 좋은 방식으로 보입니다. 8기 부터 15기 까지 했던 대화형은 대화가 별로 유기적이지 못 했고 한 주제에 머물러 버리는 문제도 보입니다. 15기 마지막에 처음으로 시도한 집중 모니터링은 양자의 장점을 결합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형식에 갇혀 회의의 소통이 어색해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어색함과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방법입니다. 각자 언급하고 싶은 기사와 감상을 각 호별 원고지 3매 정도의 분량으로 발제문을 만들어 옵니다. 이 발제문을 미리 공유하여 회의를 시작할 때 함께 보며 각 호별로 발제를 하여 토론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독편위원 각자의 발제문을 읽은 뒤 토론 할만한 발제문을 하나 내지 두 개로 토론을 합니다. 큰 변화가 없지만 회의의 소통이 더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제가 참관을 한 경남도민일보에서 이미 하는 방법입니다. 호에 관계 없이 각자 발제문을 준비해 온 뒤 그것을 각자 발제합니다. 발제가 다 끝나면 발제문이나 다른 내용을 갖고 자유 토론을 합니다. 장점으로는 시간 조절이 용이하고, 각자의 의견을 모두 말 할 수 있습니다. 그외에 첫 번째 방법에도 해당되지만 문서가 분명하게 남는 장점도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모두의 의견을 말하다보니 회의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 하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지금 회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추가했으면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2기 부터 7기 까지 있었던 청문회입니다. 기존의 필자와 기자, 편집장을 모두 했으면 좋겠습니다. 연재 종료로 사람이 바뀌면 연재 몇 회 이후에 불러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기자가 왔을 경우에는 기사가 몇 번 나간 이후에 청문회를 하고, 팀장이 바뀌거나 편집장이 바뀌었을 경우에는 처음부터 청문회를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름은 편집위원회니까요.

두 번째로 독편위의 회의와 지적에 대한 해명이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었다는 내용을 문서로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AS 코너가 고정이 되면 더 좋겠지만 기사가 늘어나 부득이하게 빠지게 될 경우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라고 뽑았으나 역할 놀이에 그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히 무슨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독편위 회의와 모니터링에 대한 피드백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 편집 위원이 뽑은 이달의 기사상 또는 이달의 기사 같은 것을 추가했으면 좋겠습니다. 비판을 하는 것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칭찬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독편위에 나름의 권위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독편위에서 공개적으로 보내는 응원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매달 하는 것이 어려우면 격월이나 분기 별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독편위와 한겨레21이 소통을 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가끔 기획으로 독자가 뛰어든 세상을 한 번 씩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기자와 역할을 바꿔 본다거나, 기자가 뛰어든 세상에 함께 참여하여 다른 시선을 보여주는 방식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언론의 평가위원회에 참관하여 감상을 쓴다거나, 역으로 기자가 독자편집위원회에 한 달 만이라도 참여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독자가 뛰어든 세상이나 글 쓰고 싶은 것 노리고 독자편집위원이 된 사람도 있고, 시선의 교환을 원해서 한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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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줄어든 포스팅을 한겨레21에 독편위 활동 관련하여 제안한 걸로 이렇게 때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