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해서 괜찮아

중등임용시험 1차 치고서 싱숭생숭한 마음 본문

일상속에

중등임용시험 1차 치고서 싱숭생숭한 마음

상큼한 김선생 2009. 11. 16. 15:46

임용시험 1차를 치고 참 싱숭생숭했다. 교육학은 좀 어려웠고, 전공(음악)은 좀 쉬웠기 때문이다. 실수 따위 한 개도 안 했기 때문에(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처음으로 실수 같은 거 하나도 안 했다.) 틀리면 다 실력이라는 생각에 겁이 나서 "절대 채점 안해. 그냥 2차 준비 해야지" 이러고 있었다.

지난 주 목요일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트위터질이나 하며 놀다가, 나답게 갑자기 채점을 했다. 먼저 교육학을 채점하는데 전체 40문제, 중 앞의 20문제 채점을 끝내고서 덜컹 겁이 났다. 반 넘게 틀린 것 같은데… 과락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불안함 속에 나머지 20문제 채점을 하면서 불안은 가라앉았다.

세어보기 전까지 기분으로는 앞의 20문제는 열 문제 넘게 틀렸고, 뒤의 20문제는 8문제 정도 틀렸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제발 과락만 면해라. 면해라.", "아니, 과락은 면했을 거야. 하나 둘, 셋, 넷…" 시험 때보다 더 긴장하여 벌벌 떨며 세어보았다. 앞의 스무 문제는 딱 반을 틀렸다. 뒤의 스무 문제는 6문제를 틀렸다. 점수는 20점 만점에 12점! 아쉽지만 긴장을 풀어주는 점수였다.

이어 전공을 채점했다. 첫 페이지부터 한 문제를 틀렸다. 헷갈려 하다… 보기 하나가 더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부가 부족해서 틀린 문제였다. 두 번째 페이지는 다 맞고, 세 번째 페이지에서 두 문제나 틀린것이다. 교육과정의 변화와 관련된 두 문제를 틀려버렸다. 교육과정 비교 문제는 처음에 틀린 문제와 마찬가지로 하나가 보기 하나가 더 맞을 거라고 생각해 공부가 부족해 틀린 문제였다. 또 하나, 교육과정의 변화는 마지막에 제대로 보지 않았는데 덕분에 생각나지 않아 틀렸다.

실수가 없는 건 다행이었는데 40문제 중 12번 문제까지 3문제를 틀렸다. "이대로 주욱 가면 25%가 틀리는 건데… 아아, 그러면 합격과는 영 멀어지는데…" 덜덜덜 떨리는 손은 동그라미 하나를 그릴 때도 긴장을 해서 한 두 번 씩 끊어 그리곤 했다.

항상 쪼개는 게 버릇이라 또 20번까지 채점하고 새로 점수를 계산해보았다. 20번 까지 세 문제 틀렸다. "휴~" 한숨을 내쉬고는 "다행이다 딱 두 배가 되면 80점 만점에70점이 안 되겠구나. 그래도 60점 초반은 나오지 않겠네" 라고 자위하고 다시 채점을 했다. 21번…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답안지까지 교체해가면서 새로 풀었는데 맞은 문제다.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틀린 것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다시 주욱 채점을 했다.

8페이지와 9페이지의 첫 문제를 틀렸다. 또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왜 곡을 조금 더 안 봤을까? 내가 왜 교과서를 더 안 봤을까? 여러 나라의 민요가 나올 걸 알면서 왜 안 봤을까? "아!" 후회해봐야 소용 없었다. 계속 채점했다. 가야금 산조가 제시된 문제가 나왔다. 두 장단 중에 망설이다가 오답을 선택했다. 바보같이 틀린 문제였다.

갑자기 더 불안해졌다. 3번을 연속으로 다섯 개나 답으로 선택한 것이 나왔다. "분명 맞다고 생각했는데 와장창 틀리는 거 아닌가?", "아냐, 아냐 다 아는 문제였어. 틀릴리가 없어…" 답을 보면서도 틀린 것 아닌가 하며 손을 떨어가며 채점을 했다. 거기부터 끝까지 다 맞았다. 휴…

긴장이 살짝 풀려서인지 방광과 항문에 압박이 느껴졌다. 그래도 마지막에 점수는 메기고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전공 68.5… 애매한 점수가 나왔다. 합계를 내보니 80.5 나중에 (등수로 메긴) 내신 점수와 합쳐보면 99.3~100.5점 쯤 나올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합격이면 100.5 아니면 그 이하… 예년 같으면 합격점수일텐데 너무 안 뽑았고, 너무 쉬운데 많이 틀렸다.

애매한 점수, 애매한 점수… 그러고 어제까지… 아니, 방금까지 놀다가 이제 2차 준비를 시작하려고 한다. 되새김질로 긴장해서 공부하려고?포스팅을 했는데… 추운 건지 과도하게 긴장하는 건지 벌벌벌 떨린다.

합격하고 싶다…

'일상속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명  (0) 2009.11.18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뭘까?  (1) 2009.11.18
아프다  (0) 2009.07.06
자르다  (0) 2009.06.01
고향에 왔습니다.  (0) 200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