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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

두 명

상큼한 김선생 2009. 11. 18. 21:45

열 명 중 겨우 둘이 왔다. 그것도 둘 중 하나는 내일 제학력갖추기평가 때문에 공부하러 간단다. “하다 가라” 해도 가야한단다. “알아서 해라” 10분 넘게 그러고 있다가 결국 아이는 갔다. 나 수업할 거라고 버스 타고 한 시간이나 걸려서 왔는데…

비참했다. ’나 따위 아무 것도 아닌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학기의 출석률은 꽤 낮았다. 최근에는 열 명 중 3~4명. 그러다 오늘은 정말 심했다. 그 아이가 가버린 덕에 겨우 한 명…일 뻔 했는데, 다행스레 한 명 더 왔다. 그래도 비참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학기를 기준으로 오늘까지 19번 수업중 1/5도 출석 안 한 애가 셋, 1/4도 출석 안 한 애가 둘… 차라리 하기 싫거나 시간 안 돼서 안 나올 거면 이름을 빼고, 하고 싶어하는 다른 학생들을 넣고 싶다. 하지만, 나에겐 그럴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출석부를 보여주고, 애들이 학원에 갈거라며 빨리 보내달라고 떼 쓴다고 이야기를 했다. 말을 해도 크게… 아니, 작게도 바뀌는 것이 없었다. 말을 해도 바뀌지 않는 동안 그 학교에서 는 건 피해의식과 신경질 뿐이었다. 하아…

수업을 마치고, 일지를 작성하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겨우 강사라서 그런가?’, ‘내가 학교 선생님이 되더라도 주요과목이 아니라 똑같은 일이 발생하는 건 아닐까?’ 따위의 피해의식이 가득한 생각…

일지를 다 쓰고 교무실에가서 담당선생님 책상에 올려두고, 그 학교 음악선생인 친구와 잠깐 이야기를 했다. “고생했다.” 담당이 아니라 이 친구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게 전부… 씁쓸했다. 하긴, 담당 교사라도 강제로 시킬 수 없는 노릇이니…

두 명, 한 명이 아닌 것도 고마워해야지. 내일 그 잘난 제학력 평가일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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