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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

난 뭘했지?

상큼한 김선생 2009. 12. 5. 23:35

I카페에 가는 길이었다. 또 K의 전화가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K를 만나기로 했다. 갑자기 잡은 약속. 8시에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7시 반이었지만, 내가 카페에 커피 마시러 가는 길이라 집에 들렀다 만나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I카페에 도착하니 손님이 꽉 차 있었다. 다행스레 이미 주문을 다 한 손님들이었고 이제 막 한가해지기 시작할 떄였다. 휴~. 나는 바에 앉았다. 그리고 함께 농담을 했다. “물 드릴까요?” 으하하, “메뉴판도…” 으하하! 나는 따뜻한 물을 마시며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를 마시던 중 내 아이팟 터치에 흥미를 갖고 있는 I카페의 직원 중 한 명이 있어 잠깐 빌려줬다. 그가 검색하던 중 예전 부터 있던 직원 중 한 명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적 있는 사람이었던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스타를 알고 있었구나…

질투가 났다. 갑자기 창작욕이 불끈 솟아 올랐다. 나는 이제까지 뭐 했지? 족적을 크게 남긴 것도 없고, 전공을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자괴감이 살 들었다. 나 참 어리구나… 그러다 8시 신제주에서 보기로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6시 20분쯤어 I카페에서 나왔다.

춥기도 했고, 빨리 가서 밥 먹고 나가기 위해 뛰어갔다. 뛰어 가던 중 아버지를 만났고,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쳇, 또 혼자 먹는구나. 집에 들어와 밥을 먹고, 돈을 챙겨 신제주로 향했다. 질투로 시작된 창작욕이 불타오른 채 버스에서 창작을 시작했다.

노래를 하나 만들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어느새 신제주였다. 예정보다 훨씬 빠른 7시 40분 쯤에 도착했다. 친구한테 전화를 하니 피씨방에 있대서 피씨방으로 가던 중 T의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고 끊을 때 쯤 K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타이밍도 좋네.

K를 만나 돌아다니다 허름한 호프집에 들어갔다. K와는 교원임용시험 준비하면서 생긴 애환, 교원으로서의 꿈, 그리고 과 이야기 등을 했다. 그리고, 20대 후반인 군 미필자들의 한탄까지 갑갑한 미래 이야기를 했다. 군대 갔다 오면 30이라면서…

둘 다 술을 얼마 마시지 못해 적당히 마시다 막차 시간에 맞추어 버스를 타러 갔다. 가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했지만, 뭐가 해결 되겠는가? 잡담으로 흘러갔고, 내일 도서관에서 보기로 약속했다. 버스 정류장에 오니 바로 버스가 왔고 헤어졌다.

외로움이 몰려왔다. 내가 1년 동안 사람도 거의 안 만나고, 아프기만 하면서 한 게 뭐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열하게도 못 살고, 뭐 하나 이룬 것도 없다. 꿈만 있지, 꿈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 자괴감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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